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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수하물 카트를 밀며 식당 안으로 들어가 자리를 잡았다.

앉아 있는데 웨이터가 지나가다 뭔가에 미끄러졌다.

그가 넘어지면서 그가 들고 있던 커다란 쟁반이 엎어졌다.

접시가 박살났고, 음식물이 온 바닥에 미끄러지고 굴러가며 냄새를 피웠다.

그 많은 것들이 용케 나만 피해갔다.

사방이 쥐 죽은 듯 고요해졌고,

웨이터는 일어나 모두가 지켜보는 가운데 음식 찌꺼기와 파편을 주워 담기 시작했다.

그냥 집에 가서 딸딸이나 치든지 구인 광고를 읽어도 될 텐데 말이다.

누군가 와서 그를 도와주었다.

그들이 대충 치웠을 때 식탁을 치우는 담당인지 설거지 담당인지 하는 사람이 대걸레를 들고 나와 바닥을 닦았다.

한두 번 내 발목에 축축하고 더러운 걸레 자락이 닿았다.

인생이란 참으로 견디기 어려운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척 연기하라고 배웠을 뿐이다.

간혹 자살 사건이 일어나거나 누군가 정신병원에 입원하지만,

대다수의 대중은 아무렇지 않은 듯 만사 즐거운 듯 계속 연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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