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5. 19

 


내가 아니라 뇌의 입장에서 생각해야 한다.

내가 손을 본 정보나, 내가 전봇대를 본 정보나 뇌 입장에선 마찬가지다.

똑같은 시각적 정보일 뿐이다.

다만 나의 손, 저기 보이는 전봇대라는 뇌의 해석이 갈릴 뿐이다.

집중해야 할 부분은 해석이 아니다. 즉 출력이 아니라 입력되는 부분이다.


결국 손이나 전봇대나 똑같은 외부자극이고 내 손이라는 해석은 뇌가 지어낸 것이다.

모든 것들이 마찬가지다.

민감한 사람들은 남의 고통을 자기 고통처럼 느낀다.

자식 가진 부모들이 그러하다. 자식이 아프면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 

그만큼 많은 정보들이 입력되기 때문이다.

남의 고통이나 나의 고통이나 뇌로 들어가는 외부자극 이라는 메카니즘은 같다.

키보드로 입력하든 블루투스로 멀리서 입력하든 피씨 입장에서는 처리해야 할 정보값이다.

그냥 편의에 따라서 피씨 모니터 키보드 마우스 모아서 내 컴퓨터라고 부르는 것이다.

요샌 컴퓨터가 진화해서 클라우드로 되고 있다. 

니컴퓨터 내컴퓨터가 사라지고 하나의 컴퓨터가 되어가고 있다.


모든 '나'라는 인식은 정보값을 입맛에 맞게 만들어 낸 것이다.

입력이 아닌 출력측의 결과일 뿐이다.

입력측에서 보면, 전봇대를 보는 정보값과 거울에 비친 나를 정보값, 두가지를 뇌가 인식하는 메커니즘은 같다.

내가 전봇대고 전봇대가 나다.

너가 나고 내가 너다.

하늘이 나고 내가 하늘이며 

하늘에서 떨어진 비가 피부에 맞닿는 간지럼 역시 나다.


나의 팔, 나의 다리 이런건 본질적으로 보면 없다.

팔에 마취를 하면 피가 철철나도 알지를 못한다.

뇌로 정보가 들어가지 않는다.

피가 철철나는 팔을 눈으로 보고 나서야 '아이고 내 팔이야' 하는 아웃풋이 나온다.


'나'는 그냥 뇌가 편리하니까 지어낸거다.

게임 속에선 내 캐릭터만 움직여야 편리하다. 하지만 가짜다.

내 캐릭터는 없고 게임이 있을 뿐이다.

나는 없고 우주가 있을 뿐이다.

뇌와 상호작용하는 모든 정보들이 나다.

나는 무한히 확장된다.


나의 마음, 나의 사랑 이런 것 역시 없다.

우주 속에 나는 없다.

절망할 일은 아니다.

모든 것들은 하나로 이루어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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